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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된 아들을 품에 안고 있는 아푸야, 지난 3월 극심한 가뭄으로 4살 된 큰 아들 야하야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 ICRC / Jason Straziuso

가벼운 통증을 호소했던 4살 남자아이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다들 이유를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케냐의 해안가에 위치한 이 외진 마을에는 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고, 그나마 남아있는 우물에서는 소금물만 나온다.

마을 학교 선생님들은 점점 말라가는 제자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교사 로즈마리 시에키사(Rosemary Siekisa)는 학생들의 체지방 수준을 측정한 결과, 7명의 아이들이 현재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다. 그녀는 아이들이 며칠씩 굶는 일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라고 말한다. 영양가 있는 음식 대신 소금물로 배를 채우는 게 아이들에겐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판당구오(Pandanguo)라는 마을에는 1,200명의 주민들이 진흙과 막대기로 지어진 초가집에 살고 있다. 아이들은 먼지투성이가 된 옷을 입고 맨발로 돌아다닌다. 마을 한가운데에 놓인 태양열로 작동하는 불빛은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다는 유일한 증거다.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21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데, 가장 가까운 식품 가게도 그곳에 있다. 주민들은 단순히 식수를 사기 위해 얼마 없는 돈을 써야만 한다.

“물이 없어요. 일 할 수 있는 곳도 없고요” 두 아이를 둔 23세 엄마 주후라 푸모(Zuhura Fumo)가 말한다.

이 마을은 동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 기근을 불러온 가뭄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UN이 기근을 선포한 남수단 지역이나 현재 극심한 기근의 조짐에 떨고 있는 소말리아의 이야기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가득 채울 때, 에티오피아와 케냐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고통받고 있다.

지난 두 계절 동안 판당구오에는 제대로 된 비가 내린 적이 없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 직접 경작한 농작물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은 자라날 농작물이 없다는 것과 같다. ⓒ ICRC / Jason Straziuso

야하야(Yahaya)는 4살로 생을 마감했다. 의사가 없는 이 마을에는 소년이 사망한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의료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마을 주민들은) 원인이 콜레라 일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3월의 어느 오후 1시경, 점심으로 콩을 먹은 이 아이는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아픔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두 시간 뒤 아이의 가족이 아이를 마을에 있는 작은 약국으로 데려와 알약  몇 알을 처방받았지만 그날 자정, 결국 아이는 숨을 거뒀다.

야하야의 부모는 가족이 살고 있는 오두막에서 20 미터 떨어진 곳에 묘비도 없이 아이의 시신을 묻었다. 아이의 엄마 아푸야(Afuya)가 두 살난 다른 자녀를 무릎에 앉힌 채 침통하게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모두 아프기 시작했어요, 제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웃집 아이들도요. 어떤 집은 설사병으로 13살 된 아들을 잃기도 했습니다.”

지난 두 계절 동안 판당구오에는 제대로 된 비가 온 적이 없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 직접 경작한 농작물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은 자라날 농작물이 없다는 것과 같다.

해안가에 위치한 여러 마을이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가까운 스와키니(Mswakini)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여성들로, 아침 7시에 집을 나서서 먼 거리에 있는 급수장에 갔다가 정오가 다 돼야 돌아오곤 한다. 세 명의 자녀를 둔 31세 엄마 레헤마 다가노(Rehema Dagano)는 지난 몇 달 사이에 체중이 50에서 30킬로그램으로 줄었다고 말한다.

4월 초,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케냐 적십자사(Kenya Red Cross Society)는 이 마을에 식량을 전달했다. 이곳의 가족들은 쌀과 콩, 식용유, 설탕 및 농작에 필요한 씨앗을 제공받았다.

ICRC는 동아프리카를 강타한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케냐의 해안가 마을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 ICRC / Jason Straziuso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교사 시에키사는 판당구오 마을 주민들이 “음식의 영양적 가치를 매우 귀하게 여긴다”라고 말한다.

몇몇의 마을 주민들은 꿀을 수확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제 벌들도 더 이상 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열매가 맺히는 나무들은 메말랐다. 하지만 희망의 불꽃은 타오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논밭을 경작할 트랙터를 빌렸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적십자에서 받은 씨앗들로 다시 마을이 번성하기를 바라고 있다.

“비가 오면 상황이 훨씬 나아질 거예요, 하지만 계속 햇빛만 비춘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겠죠.” 아푸야가 말한다.

그들이 비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동안, 적십자의 식량 후원은 마을 공동체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야햐의 엄마 아푸야에게 할당된 쌀과 콩을 받았는지 물어보자, 미소 띤 얼굴로 끄덕이며 말합니다. “적어도 앞으로 두 달 동안은 먹을게 생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