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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RC 소속 외과의 리차드 빌라(Richard Villar) ⓒICRC/ Alyona Synenko

(5월 17일 기사) 처음엔 사상자가 명이었어요. 그다음엔 둘에서 여덟로 늘었고, 나중엔 열여섯으로 늘어났습니다. 고요했던 병원이 시간 만에 아수라장이 되었어요.

저는 ICRC 외과팀 소속으로 칸 유니스(Khan Younis)에 소재한 가자(Gaza) 유럽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월요일 가자 지구에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 딱 24시간 전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병원으로 향했을 때, 우리는 이게 폭풍 전의 고요는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거리가 정말 조용했습니다. 주위에 거의 아무도 없었어요. 저희는 곧 시위가 시작될 것을 직감했습니다.

하루에 환자가 그렇게 많은 것은 처음 봤습니다. 의료진이 대비를 했음에도, 상황에 대비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떤 일들은 정말 눈에 띄었습니다. 의료진이 아닌 직원들이 나서서 목숨을 살리기도 했고, 청소부들이 의사들을 도와 환자들을 돌봤습니다. 또한 운영 담당 직원들이 환자들의 출혈을 막기 위해 지혈대로 출혈 부위를 압박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 병원의 수술실에서만 120 – 130여 명의 환자들이 치료받았습니다. 부상자 40여 명을 태운 버스가 갑작스럽게 도착하기도 했는데, 우리는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만 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역,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긴급히 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중 몇 사람은 과다 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사람들로 붐빈 그곳에도 여전히 책임자들이 있고,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사례가 정말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동맥, 즉 다리에 있는 동맥에 피를 흘리며 병원에 들어온 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피가 천장까지 치솟았는데, 의료진이 핀으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누군가가 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출혈 부를 누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후 환자의 목숨을 살린 그 사람은 사라졌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낼 방법은 없겠지만, 그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그의 행위는 의료적으로 대단히 용감한 행위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서 저희 수술 병동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살아서 이곳을 나갔습니다. 저는 이렇게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동료들이 무척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전에도 총상을 입은 사람들을 본적 있지만,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이 적십자와 함께하는 9번째 혹은 10번째 임무인데, 이번에 하루 동안 가장 많은 환자들을 봤습니다. 아마 이곳 직원들도 같을 것입니다. 그들도 여태껏 하루 동안,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환자들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난 월요일, 물류난(logistical challenge) 또한 겪었지만 이곳 직원들이 이 문제를 잘 해결했습니다. 정말로 자랑스러워할 일입니다.

제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매우 훌륭하고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환자들 또한 저로서는 감당하지 못할 고통을 견뎌냈습니다. 이곳엔 물자와 의료 장비가 현저히 부족합니다. 이들은 수술을 잘 끝내기 위해 어떻게든 있는 것으로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

때로 의료진은 잘못된 항생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적합한 의료품이 없이 환자를 처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다리를 관통하는 총상을 입었다면, 총알이 생명에 치명적인 동맥을 뚫고 지나갈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환자는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혈관을 치료해야 하고, 이 경우 혈액을 묽게 만드는 물질인 헤파린을 사용합니다. 헤파린은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지만, 이곳에는 이 물질이 없기 때문에 이는 환자를 돌봄에 엄청난 변수가 됩니다.

이곳의 제 동료 의료진은 계속해서 들어오는 환자들로 완전히 탈진한 상태입니다. 첫 번째 부상 환자들의 유입은 3월 30일에 있었습니다. 만일 이 규모의 폭력 사태가 또다시 반복된다면,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곳의 직원들은 대처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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