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중동 지역국장
“희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노력 절실해”
다음은 국제적십자·적신월운동의 구성원들을 대표해 2018 예멘 고위급 공약 회의에서 로버트 마디니(Robert Mardini) ICRC 중동 지역국장이 발표한 연설의 전문이다.
오늘 국제적십자·적신월운동 구성원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오늘날 예멘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인도적 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당신도 알고 있고, 우리도 알고 있으며, 또한 전 세계가 알고 있습니다.
이곳에 계신 많은 분들처럼, 저 또한 지난 몇 해 동안 수차례 예멘을 방문했습니다.
ICRC와 IFRC 그리고 적십자 및 적신월사 동료들이 현재 예멘적신월사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활동 중입니다. 이들은 험난한 상황을 무릅쓰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예멘의 의료체계는 마비되었고 경제는 붕괴됐으며, 국가 전체가 무너졌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예멘인들이 깨어있는 매 순간을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얼마 없는 돈으로 가족을 위해 음식을 사야할지, 아내를 위한 약을 사야 할지, 아니면 아이들을 위한 책을 사야 할지, 혹은 물을 얻기 위한 제너레이터 연료를 사야 할지 매일 괴로운 딜레마에 빠지는 부모의 심경을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단지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엔 없습니다.
국제적십자·적신월운동을 바탕으로 ICRC는 예산을 두 배로 확대했으며, 직원 수도 늘렸습니다.
ICRC는 수술팀을 파견하고, 분쟁의 최전방에서 활동하며 최전선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하며 수감자들을 방문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ICRC 직원들은 목숨을 내걸고 수많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때로는 최악의 대가를 치르기도 합니다.
몇 가지 진척된 점도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는 분쟁의 최전선을 기준으로 양 측 모두에서 분쟁과 연관된 수감자들을 면담했습니다.
이는 단지 첫걸음일 뿐, 여전히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가족들이 수감 중인 친인척의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솔직해져야만 합니다.
ICRC의 활동은 넓은 바다에 한 방울일 뿐, 우리가 직면한 도전의 규모는 여전히 막대합니다.
의료체계는 재건되어야 하고 임금은 지불돼야 하며 경기는 활력을 되찾아야만 합니다.
사람들은 다시 삶을 꾸릴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의 존엄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곳엔) 여전히 폭탄과 총알이 난무합니다.
우리는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 전달합니다:
민간인들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지 마십시오.
병원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지 마십시오.
앰뷸런스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지 마십시오.
인도적 기관 직원들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지 마십시오.
예멘 내부와 예멘 전역으로의 물자 수송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십시오.
필수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임금을 지불하십시오.
무력 사용을 자제하십시오.
구금된 사람들의 인간적인 대우를 보장하십시오.
모든 분쟁의 당사자들은 분쟁 중 필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의무 사항이며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는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 즉, 국제인도법(IHL)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떠한 예외도 없습니다.
이 분쟁에는 수많은 국가와 무장 단체 등 수많은 당사자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분쟁 당사자들을 지지하는 국가들 또한 국제인도법 준수를 보장해야하는 법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분쟁 당사자들이 그들의 행동을 개선하고 국제인도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전쟁의 법을 지키지 않는 분쟁 당사자들에 대한 지원은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지원은 없어야만 합니다! 이는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간단한 조건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분쟁 당사자들이 전쟁의 규칙을 준수함에 있어, 진전을 이뤄야만 하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목격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언급된 것과 실제로 행해진 것 사이에 계속해서 커져만 가는 공백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진술과 약속, 발표 자료와 보도 자료들은 격해지는 분쟁과 계속해서 떨어지는 폭탄 그리고 이에 따른 고통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은 소위 말하는 ‘희망 사항’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입니다.
누가 예멘인들을 이러한 비참한 상황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누가 민간인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누가 무기 소지자들이 전쟁의 규칙을 준수하도록 보장할 수 있을까요? 누가 도덕적 우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이는 리더십과 용기, 그리고 인도(humanity)를 필요로 합니다.
여기 계신 몇 분과같이 저 또한 지난해 이 회의에 참석해 예멘의 비극적인 인도적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인도적 지원은 중요하지만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정치적인 해결책이 가장 시급한 때입니다.
예멘인들에겐 이 길고 긴 고난의 터널 끝에 한줌 희망의 빛이 절실합니다.
본 회의가 (이들을 위한) 희망의 불빛을 지피는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이 지옥 속에 살고 있는 예멘인들에겐 희망이 절실합니다.
>> 연설 전문 보기(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