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대한적십자사 인도법연구소와 함께 지난 9월 27일 고려대학교에서 제 17회 국제인도법 모의재판 경연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대회는 국내에서 2009년부터 열리고 있는 권위있는 국제인도법 전문 모의재판 경연대회로, 전쟁 중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국제인도법의 정신을 미래 법조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 세계적으로 후원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입니다.
이번 대회는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그리고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의 후원으로 개최되었으며, 가상의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인도주의 위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국내 학부·대학원생으로 구성된7개 팀이 참가했고, 학계·정부의 전문가들 15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국제인도법에 관한 다양한 법리적 쟁점과 시각을 접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예선, 준결승, 결승 모두 영어로 진행됐으며, 치열한 경쟁 끝에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 팀 (전민찬, 이동현, 유성훈)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팀 (정혜윤·오세인·김은지)이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한시간 넘게 이어진 열정적인 구두변론 끝에 결국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외교부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2위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팀, 3위는 연세대학교 팀(윤지현, 오성민)이 각각 차지했습니다. 우승한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 팀은 아시아·태평양지역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되며, ICRC가 참가비를 지원합니다.
재판관으로 참여한 마르와 샤바르 ICRC 동아시아 지역대표단 법률고문은 “현재 전 세계에서 120개 이상의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규칙’ (국제인도법)은 더 이상 소수만이 아는 사치스러운 지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여러분이 국제인도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 지식이 힘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의 주장이 곧 ‘지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이는 부정확한 정보일 수 있다”며, “이번 대회가 여러분의 국제인도법 여정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법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이 과정에서 여러분과 같은 젊은 아시아인의 목소리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회에 참여한 박은영 대한적십자사 인도법연구소 소장 역시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무력 충돌의 위험이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국제인도법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여러분이 인도주의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 대한적십자사는 앞으로도 국제적십자위원회와 함께 국제인도법 보급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