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 미르야나 스폴자릭은 각국이 자율무기체계에 관한 새로운 국제 규칙을 시급히 채택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다음은 UN-ICRC가 8월 25일 발표한 공동 호소문 전문.
3년 전, 우리는 각국에 자율무기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금지 및 제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근본적인 우려는 변함이 없으나, 위험은 더욱 심화되었다. 우리는 이제 도덕적 금지선을 넘을 위험에 매우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 금지선은 바로 기계가 인간을 자율적으로 표적화하는 것입니다.
무기 기술의 발전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법적 체계에 점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전 호소 이후 기술적 역량과 규제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첨단 기술이 전장에서 활용되면서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을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무력충돌로 인한 민간인의 고통도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자율무기체계의 개발과 사용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며, 무력 사용에 대한 인간의 통제를 약화시킵니다. 자율무기체계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무기체계의 자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경쟁은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체계를 개발하는 과학자와 기술자들 스스로도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설계한 사람들마저 제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은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올해는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각국은 유엔 총회와 특정 재래식무기협약(CCW) 산하 정부 전문가 그룹을 통해 중요한 기반을 다져 왔습니다. 인간의 판단과 통제가 어느 정도 요구되는지, 국제인도법 준수를 보장하고 윤리적 우려에 대응하며 인간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지에 관해 공동의 이해를 형성하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각국은 정치적 용기를 발휘하여 점진적 논의를 넘어 결단력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명확한 금지 및 제한을 담은 법적 구속력 있는 조치를 시급히 채택하기 위한 협상이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한다.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인명 피해로 치르게 될 것입니다. 또한 미래 세대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금지와 제한이 없는 세상을 물려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국제인도법이 보장하고자 하는 보호를 약화시키는 관행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규칙의 위반이나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져 책임을 묻는 일조차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각국은 오늘날의 분쟁으로 이미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을 물려받게 될 이들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미래 세대는 이러한 무기들이 통제 불능 상태로 확산되기 전에 한계를 설정할 기회가 아직 있었을 때 지도자들이 행동에 나섰는지 물을 것입니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특정 재래식무기협약(CCW) 제7차 검토회의는 각국이 법적 구속력 있는 조치의 협상으로 나아갈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지난 3년간 이루어진 각고의 노력은 이러한 협상을 위한 이상적인 토대이며, 결코 헛되이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각국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전쟁을 더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무기체계를 계속 설계하는 것은 보다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공동의 노력을 약화시킬 뿐입니다.
나아갈 길은 분명합니다. 그 필요성은 절박합니다. 혁신은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인류에 봉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