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전쟁에도 선은 있다』 개막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데이비드 켄 ICRC 한국사무소 대표 ©ICRC

지난 4일 국제적십자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ICRC), 서울역사박물관, 주한 스위스대사관은 대한민국의 제네바협약 가입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전쟁에도 선은 있다』 의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외교부·국방부 등 정부 부처를 비롯해 각국 외교공관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전쟁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인류애를 지키기 위해 마련된 제네바협약의 의미를 되새겼다.

데이비드 켄 ICRC 한국사무소 대표는 개막 연설에서 한국이 1903년 대한제국 시절 제네바 제1협약에 가입한 사실을 언급하며, 격동의 국제 정세 속에서도 대한제국이 태동하던 국제인도법 체계에 선구적으로 참여한 비유럽 국가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선택이 인류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책임감이 ICRC 창립자이자 적십자운동의 창시자인 앙리 뒤낭뿐 아니라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행동을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개막 행사에는 50여 명의 정부, 외교공관, 국제기구 관계자가 참석했다. ©ICRC

또한 그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증가하면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지원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으며, 제네바협약 위반 사례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ICRC는 다양한 분쟁 지역에서 협약에 규정된 인도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활용되는 현대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ICRC의 활동과, 국제인도법 준수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고자 2025년 출범한 「국제인도법 글로벌 이니셔티브(Global Initiative for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를 소개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 관장 ©ICRC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가 단순히 전쟁의 역사를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네바협약의 탄생 배경과 한국전쟁 당시 ICRC의 활동, 나아가 드론과 AI 등 신기술이 등장한 현대 분쟁에서 국제인도법이 갖는 의미까지 폭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민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전쟁을 먼 나라의 이야기나 과거의 역사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나딘 올리비에리 로자노 주한 스위스대사 ©ICRC

나딘 올리비에리 로자노 주한 스위스대사는 “전시 제목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전쟁에는 한계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에도 전쟁이 초래하는 참혹한 인도적 결과를 매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전쟁의 인도적 참상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국가이며, 국제인도법의 원칙을 수호하고 실천하기 위해 오랜 기간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의 수탁국인 스위스는 국제인도법 존중을 확대하고 평화·안보 및 인간 존엄성 증진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지속적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ICRC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한국이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깊이 경험한 국가이자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여전히 ‘불완전한 평화’ 속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며, 제네바협약과 국제인도법에 따른 의무를 되새기고 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가 50년 전 국제인도법연구소를 설립해 국제인도법 확산에 기여해 왔으며, 현재 외교부와 협력해 아시아 최초의 「국제인도법 자발적 이행 보고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국제인도법 분야에서 한국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기여를 설명했다.

전시장 전경 ©ICRC

이번 전시는 ICRC와 서울역사박물관과 공동 주최하고, 주한 스위스대사관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하며, 외교부와 대한적십자사가 후원한다. 전시는 오는 8월 9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관람할 수 있다.

부대행사로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국제인도법 토크 프로그램이 두 차례 마련된다.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역사박물관 1학습실에서 ‘국제인도법과 평화’를 주제로 첫 번째 강연이 열리며, 7월 6일 오후 3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국제인도법과 AI’을 주제로 두 번째 강연이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링크에서 사전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전시 투어를 진행 중인 켄 대표 ©IC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