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전쟁이 초래하는 이산과 실종 문제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아의 실종, 한국의 이산: 전쟁이 남긴 상처」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한국의 이산가족과 시리아의 실종자 가족을 심층 인터뷰하고, 두 이야기를 교차 구성해 전쟁이 남긴 상실의 경험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6·25전쟁으로 가족과 생이별한 한국의 이산가족과 시리아 분쟁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실종자 가족의 현실을 나란히 비추며, 서로 다른 역사적·지리적 배경 속에서도 이들이 겪는 고통과 기다림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례적인 기획이다.
다큐멘터리는 한국의 임진각과 교동도 등을 비롯해, 시리아 실종자 가족들이 다수 피난해 있는 요르단 현지 거처 등에서 촬영됐다.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수개월이 소요됐으며, 이 과정에서 ICRC 암만대표단과 한국사무소 간 긴밀한 협업과 조율이 이루어졌다. 2011년 이후 시리아 분쟁으로 ICRC와 각국의 적십자사에 등록된 실종자 수만 해도 약 3만 8천 명에 달하며, 실제 실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6·25전쟁 역시 수많은 이산가족을 남겼으며, 오늘날에도 약 3만 명이 가족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작품은 시대와 지역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끝 모를 기다림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경험이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인도주의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ICRC 제작 다큐멘터리 「시리아의 실종, 한국의 이산: 전쟁이 남긴 상처」 스틸컷
한국 정부는 2024년부터 KOICA의 분쟁·취약국 지원 프로그램(CFP, Conflict and Fragility Program)을 통해 현재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에서 분쟁으로 발생한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는 평화 구축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실종자 수색, 가족 연락 재개, 심리·사회적 지원과 경제적 기반 지원 등을 포함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분쟁은 130여 건으로, 1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종과 이산 문제 역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제적십자운동에 등록된 전 세계 실종자 수는 2024년 집계 기준 약 28만 4천 명에 달하며, 이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사이 약 70% 증가한 수치다.
ICRC는 분쟁이 끝난 뒤에도 가족의 생사 확인과 재회,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알 권리(right to know)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핵심적인 인도주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어야만 가족의 회복은 물론 공동체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ICRC 제작 다큐멘터리 「시리아의 실종, 한국의 이산: 전쟁이 남긴 상처」 비하인드 및 메이킹 장면
한편, 이번 다큐멘터리는 KOICA 분쟁·취약국 지원 프로그램(CFP, Conflict and Fragility Program)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제작에 참여한 이화원 기자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상·사진 저널리스트이자 멀티미디어 프로듀서로, 그의 이전 작품은 BBC, 로이터통신(Reuters), 아나돌루 통신(Anadolu Agency) 등 주요 국제 언론은 물론, KBS, JTBC, EBS 등 국내 주요 방송사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박성훈 감독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감독이자 촬영감독으로, 영화, 다큐멘터리, 광고,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 프로젝트를 연출·촬영해 왔다. 그의 작품은 소니 퓨처 필름메이커 어워즈 수상을 비롯해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 및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KOICA 분쟁·취약국 지원 프로그램(CFP, Conflict and Fragility Program)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현재 ICRC 한국사무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으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8월 9일까지 진행 중인 대한민국 제네바협약 가입 60주년 특별 전시 「전쟁에도 선은 있다」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