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버린 강둑 근처, 짚으로 만든 움막이 하나 덩그러니 있다. 그 안에는 압둘라히 모하메드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어린 자녀들과 앉아있다. 집에 있던 식량이 모두 바닥났다.
압둘라히의 아이들은 어제 저녁밥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아빠의 깊은 근심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빈 통을 장난감 삼아 놀기도 하고 아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옷을 잡아당겨보기도 한다.
압둘라히는 몇 달 전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 누갈 지역으로 왔다. 가뭄으로 가축의 대부분을 잃었고, 270마리에서 이제 30마리 남짓 남은 가축은 너무 쇠약해져서 팔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우유도 생산하지 못하고 도축을 할 수도 없다. 압둘라히는 결국 강둑으로 거처를 옮겨 모래를 팔아보려 했으나 이 또한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압둘라히는 눈물을 글썽이며 “가축으로도 모래로도 돈을 벌 수 없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현재 소말리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기근의 위험에 처한 사람이 약 6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인도주의 단체들은 추산한다. 이는 소말리아 인구의 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ICRC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 특히 분쟁으로 인해 다른 인도주의 단체들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식량, 식수 등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다.
<압둘라히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