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인 주 중부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이 진료소는 라카인과 이슬람 두 공동체가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이곳은 미얀마의 기타 지역에 평화로운 공존의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 신 텟 모(Sin Tet Maw) 진료소는 이곳을 찾은 여성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이들은 벽을 따라 배치된 벤치에 둘러앉아있다. 몇몇의 만삭 임산부들은 배가 무거워 벽에 기대어 앉아있고, 다른 이들은 아빠 다리를 한채 어린 자녀를 품에 안고 있다. 이들 중 몇몇은 라카인 지역의 주민들이고, 또 다른 이들은 이슬람 여성들이다.
두 공동체를 비통하게 분열시킨 2012년 발생한 폭력사태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은 여성들은 모두 평화로이 앉아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선 모두가 환영받아요” 진료소의 방문 보건원(health visitor)이자 수석 산파인 산 마이 예(San Mya Yee)가 말한다. “우리는 이들 모두를 동등하게 대하며 이들의 건강을 잘 돌보고 있습니다.”
우아한 긴 머리에 감청색 치마와 빳빳한 흰 블라우스를 입은 산 마이 예는 모든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이곳 의료시설을 감독하고 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의 주도 시트웨(Sittwe) 출신인 그녀는 신 텟 모 진료소에서 10년 넘게 수석 산파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농담을 나누기도 하며 환자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엄마 같은 그녀의 따뜻함은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안정을 주고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이 진료소는 모성보건 및 유아 건강에 주력함과 동시에 보다 다양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도 1차 보건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40세인 나르 와 에이샤르(Nar Wa Eishar)씨가 십 대 딸 타 미 나르 카하르 투(Taw Mi Nar Khar Thu)를 데리고 진료소에 도착했다. 아이는 힘이 없고 요 근래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산 마이 예는 안심시키는 미소로 그들을 맞이하며 아이를 진료실로 안내한다. 나르 와 에이샤르씨는 “저는 가족을 이곳에 정기적으로 데려오고 있어요”라며 이어 “의료진들은 사람들 모두를 잘 돌봐줘요. 아픈 이슬람 여성이나 남성을 보면 이곳에 와서 도움을 받으라고 말해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28세인 마 부 체이(Ma Bu Chay)씨도 앞서 언급된 나르 와 에이샤르씨처럼 이 진료소를 신뢰하고 있다. 그녀는 첫 세 아이를 집에서 출산했지만 네 번째 아이는 진료소에서 낳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이제 갓 7개월 된 딸을 품에 안고 이렇게 말한다. “이곳에 와서 수석 산파를 만나고 (의료) 장비들을 둘러본 뒤, 이곳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안전한 곳이라고 깨달았어요.”
현재 라카인 주의 몇몇 지역에서는 이슬람 여성들과 함께 진료소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과 함께 진료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마 부 체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그녀의 생각을 물었다.
“문제 될 거 없어요”라고 그녀가 답한다. “우린 같이 앉기도 해요. 그들도 이곳에서 아이를 출산하죠. 상관없어요.”라고 말한다. 라카인 주의 ICRC 현지 의료 담당관 헤이진 네이 린(Haezin Nay Lin)은 “오늘날 라카인 주는, 공동체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신 텟 모 진료소는 폭력사태로부터 아직 회복 중인 이 두 공동체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접합점이죠”라고 말한다.
2016년, ICRC는 파우크 타(Pauk Taw)와 그 외 다섯 군구에 모성보건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라카인 보건 체육부와 2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ICRC는 제 기능을 하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존 의료 시설들을 지원하고 있다.
신 텟 모 진료소에서는 이 목적을 사소한 업무들을 수행하여 달성할 수 있다. 분만실 테이블이나 물 필터를 수리하는 작업, 깨끗한 출산 키트를 준비하거나 밤에도 의료진들이 안전하게 출산을 도울 수 있도록 태양열 전등을 설치하는 일들이 이러한 업무에 해당된다.
또한 의료진들은 안전한 출산과 모성보건에 대해 트레이닝을 받는다. 라카인 북부 지방에 있는 마웅도우(Maungdaw)에도 최근 폭력사태가 발발하기 전 비슷한 트레이닝 강습이 개설됐다. “저희는 라카인 북부 지방의 모든 지역사회에 계속해서 동일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습니다.”라고 헤이진 네이 린은 말한다.
산 마이 예는 벌써부터 ICRC의 지원을 통한 긍정적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저희는 신설 분만실과 의료 장비를 제공받았어요. 사람들 사이에 저희 서비스에 대한 소식이 퍼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진료소를 찾아왔어요.” 서로의 아이와 놀아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여성들을 바라보며 그녀가 미소 지었다. “더 많은 것들이 개선됨에 따라 내년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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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얀마는 여성 10만 명당 178명의 산모 사망률을 기록했다. 약 15년간의 중대한 진척에도 불구하고, 미얀마는 여전히 동남아 국가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산모 사망률을 보유하고 있다. 유아 사망률 또한 출생아 1000명 당 40명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라카인 보건부는 ICRC와 함께 산모와 유아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파우크 타를 포함한 라카인 지역의 6 군구(township)에 약 2년간(2016-2017) 진행될 프로젝트를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산모의 임신 기간과 안전한 출산, 산후 건강 관리, 유아의 출생 후 약 1년간의 면역 검진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에 주력한다.
또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신 텟 모 진료소와 같이 시골 지역에 소재한 진료소들에 필요한 의료 장비들을 지원한다. 또한 ICRC는 약 10%의 경우에 해당되는 제왕절개 분만의 안전한 시술을 위해 파우크 타 군구에 있는 병원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보건 체육부와 ICRC는 파우크 타 군구 전역에서 일하는 약 200명의 의료 조무사(health assistant), 산파, 의사 및 전통 조산사들에게 산모 및 유아의 건강에 대한 단기 연수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