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 뉴스자료 / 활동 소식

“제가 일하는 기관은 전쟁의 피해자들을 돕습니다

가까운 시일 분쟁의 피해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저희는 매우 두렵습니다.”

                                                                      피터마우러(Peter Maurer), 국제적십자위원회 총재

 

아이스킬로스의 격언처럼 전쟁의 최초 피해자가 진실이라면(In war, truth is the first casualty), 전쟁에서 그 다음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마도 현 상황에서 지금 전 세계가 가장 높게 갈구하는 것, 바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일 것입니다.

분쟁을 피하여 이주해야만 하는 피난민들과 시시각각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은 전쟁 중의  의료 지원이 그들에게 매우 드물고 소중한 특권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폭탄과 총알의 공포 속에서 의료 시설은 생명을 구하는 오아시스가 되지만, 그렇기에 분쟁의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은 항상 물자의 부족과 과로에 시달립니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의 부족은 분쟁지역에 언젠가 닥쳐올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보통 우리는 전쟁의 상황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그렇기에 미디어에 비치는 사람들의 상황이 우리에게 먼 일이라고 인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머나먼 전쟁지역에서 익명으로 여겨지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에 더욱더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는 기관은 폭력의 폭풍 가운데 놓인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직접 만나고, 가장 최 전선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 적십자사 위원회의 총재로서 저는 전세계 분쟁지역을 방문하며 전쟁의 피해자들이 직면해야만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성폭력 생존자들의 증언을 듣습니다. 또한 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가족들과 그들 삶의 조각 난 부분들을 함께 메우고, 전쟁의 상처를 봉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제가 일하는 조직은 세상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보고 듣습니다. 그렇기에 이것이 세계 지도자와 정부가 지금 우리가 하는 말을 경청해 주기를 간곡히 원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우리가 현재 지켜보듯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서운 확산이 서구 국가의 첨단 의료 인프라의 역량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 열악한 교도소 혹은 구금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의료지원의 부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구금자들 사이에서 이 질병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 세계의 비좁은 난민 수용소와 피난민들의 임시 대피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달했을 때의 결과는 상상만으로도 저를 두렵게 합니다.

이곳에 있는 어린이와 부모, 그리고 특히 노약자 계층은 곧 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스스로 싸워야만 한다는 현실을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하여, ICRC는 저희와 같은 인도주의 단체와 각 정부들이 가장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특히나 지금처럼 세계의 보건위기가 사회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때,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가장 적은 사람들을 돕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우리의 도덕적, 정치적 의무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질병에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우리의 도움으로 인해 이들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Rand Corporation 2016 년 연구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예멘 및 아프리카의 22 개 국가가 전염병 발병에 가장 취약한 25 개의 국가들임을 발표했으며, 가장 취약한 10 개국 중 대다수는 분쟁 지역이었습니다

ICRC는 분쟁지에 기존에 지원하고 있던 활동들을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맞게 조정하여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소말리아 및 이라크와 같은 등지에 의료 지원 확대를 통해 필수 공급품을 늘리고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50 개국 이상의 구금 시설에서 각 당국과 협력하여 새로운 구금소 입소자, 방문객, 경비원 및 기타 출입하는 요원에 대한 의료 검진 및 예방 조치를 강화했으며, 소독 조치를 지원하고 위생 자료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조치들이 과거 콜레라와 에볼라가 기니, 라이베리아 및 콩고 민주 공화국의 구금 장소로 퍼지는 것을 막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COVID-19 대응도 이와 동일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그러나 여기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ICRC와 인도 지원기구들은 COVID-19이외의 기존 지원 업무들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남수단에서 ICRC가 지원하는 병원은 최근 몇 주 동안 총상을 입은 145 명 이상의 환자를 받았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도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 중에도 분쟁은 멈추지 않고 사람들의 생명은 끊임없는 위협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슬픈 현실은 COVID-19이 이렇게 이미 분쟁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필사적인 위협 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유엔 사무총장이 전 세계 국가에 휴전을 촉구하였듯이 모든 인도주의자들은 지금 당장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총력을 모아야 합니다.

허나, 분쟁지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업무들이 각 국가에서 취하는 질병 확산 억제 조치들로 인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다수 국가가 취하고 있는 입국 제한 조치는 ICRC팀이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입국하거나 물품을 제공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 인도적 지원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각국의 의사 결정자들에게도 인도주의 업무를 이행하기 위한 예외적인 조치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인도적 지원이 우리가 반드시 행해야 할 도덕적 의무라면, 정부 및 기타 분쟁의 무장 행위자는 이러한 제도들과 제한 상황으로부터 필수적인 지원이 닿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며, 모든 사람이 소외 혹은 배제되거나 낙인찍히지 않도록 인간의 존엄성과 중립적인 인도주의적 공간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대상에 대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격이 그들에게 더욱더 치명적으로 다가오게 될 현실이 두렵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이미 얼마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고통을 줄이려면 바로 지금 함께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바이러스는 국가간의 경계를 모르며, 질병은 그 경계를 뛰어넘습니다.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구금자와 난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움직이지 않았을 경우, 앞으로 전 세계에게 닥쳐올 영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피터마우러(Peter Maruer) 총재는 역사와 국제법을 수학하였으며 베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UN스위스대표부 대사 및 스위스 외교부 차관을 역임하여 전 세계 약 150곳에 소재한 스위스 외교 공관을 이끌었으며, 이후 2012 7 1일부터 현재까지 ICRC 총재직을 맡고 있다.  마우러 총재는 인도적 외교(humanitarian diplomacy) 강화, 국제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준수를 위한 국가 및 기타 기구들의 참여 증진, 그리고 혁신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한 인도적 대응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전세계 80여 개 국에서 ICRC의 인도적 지원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ICRC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국제적.비국제적 무력충돌, 내란 혹은 긴장 상황에서 제바협약을 근간로, 분쟁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제인도의 기구이다.